메모

건강기능식품은 과학입니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5. 21. 10:45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sori&id=209922&Page=2

 

평소 “건강기능식품” 이라는 용어가 생소하던 참에 찾아 보았는데 식약처에서 다음과 같이 정의를 해 놓았더군요.

“‘건강기능식품’은 일상 식사에서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나 인체에 유용한 기능을 가진 원료나 성분(이하 기능성원료)을 사용하여 제조한 식품으로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식품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동물시험, 인체적용시험 등 과학적 근거를 평가하여 기능성원료를 인정하고 있으며 이런 기능성원료를 가지고 만든 제품이 '건강기능식품'입니다.”

다만 이 영양보충제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 제조사는 3종류로 “주장(claim)”을 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어떤 질병의 위험을 감소시키고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어떤 영양소가 얼마나 많이 그 제품에 들어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인체의 구조나 기능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한국 식약처가 주장하는 건강기능식품은 아마도 미국 식약청의 3번째 분류에 해당하는 식품들을 이야기 하는 모양입니다. 이 주장만을 따로 떼어내서 “건강기능식품” 이라고 부르는 것도 웃끼는 일이지만 어쨌던 여기서 문제는 이러한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인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동물시험, 인체적용시험 등 과학적 근거를 평가하여 기능성원료를 인정하고 있다는 말을 빼먹지 않고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말을 일반 대중들이 보면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 국가 기관인 식약처가 과학적 근거를 입증한 것처럼 착각을 하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과학적 증거기반 의학 (Evidence-Based Medicine)에서 과학적 근거가 있다는 말 자체는 사실 생각보다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증거수준 (Level of Evidence) 입니다. 식약처가 동물시험, 인체적용시험 등의 과학적 근거를 평가한다고 하는데 원료가 아닌 최종제품에 대해 증거수준 1B에 해당하는 정상적인 RCT (randomized controlled trial)를 거친 경우가 과연 얼마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어서, 현재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종합영양제들의 개별 원료들은 인체에 유용한 기능을 가진 성분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러한 종합영양제들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 튼튼한 과학적 증거를 가지고 있을까요? 대답은 미국 국립 보건원 (NIH)의 2006년 진짜 과학적 증거기반 보고서에 나와 있습니다.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전반적인 질적, 양적 증거는 제한적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http://archive.ahrq.gov/clinic/tp/multivittp.htm

종합영양제는 상대적으로 연구가 많이 되어 있는 편인데 거의 제조사의 자체 연구결과에 의존하는 대부분의 영양보충제는 동물시험, 임상실험 자체의 수준이 떨어지므로 의약품의 경우와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영양보충제들은 제조사들이 효과와 안전성을 그렇다고 “주장”을 할 뿐 과학적으로 그렇다는 것이 제대로 입증된바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의 경우와 한국 식약처의 내용을 잘 생각해 보면 재미있는 차이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미국의 경우 어디에 어떤 효과가 있다는 설명을 제조사의 “주장(claim)” 으로 표현을 합니다. 이 의미는 미국 식약청이 과학적으로 효과를 검증한 적이 없으므로 그냥 제조사의 주장일 뿐이라는 뜻입니다.

반면 한국의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된 제품은 모두 식약처에 의해 과학적 근거가 평가된 기능성원료로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합니다. 거기다가 아예 “건강기능식품은 과학입니다” 이라는 문구까지 새겨놓고 있습니다. 정말 과학적 근거를 평가했고, 과학적 증거수준이 신뢰할만 하다면 미국처럼 그 평가 자료를 투명하게 일반 대중에게 공개를 해야 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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