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80

인턴 2

인턴도 거의 끝나가고 진로가 정해진 이른바 말턴(末tern)이지만 아직도 환자를 대하는 것은 많이 낯설다. 평생 환자를 봐야하고 99%의 환자를 신환만 봐야 하는 전공을 정했음에도 이렇게 환자들을 대하고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 힘들어서야.. 아직도 내가 많이 부족하고 인격적으로 더 성숙해야 함을 느낀다... 말턴이 되면서 또 달라진건 나 뿐만 아니라 모두들 좀 더 공격적이 되고 간호사 선생님들이나 Paramedics 선생님들과의 관계에서 과거의 수동적인 관계를 벗어 났다고나 할까? 이 바닥의 잘못된 관습 중 하나가 인턴들에게 병원내 다른 직종군들이 3월달 부터 막 대한다는 점이다.. 마치 아랫사람 다루듯... 몇 달전까지 만해도 다들 참고 넘어갔지만 요즘은 거의 그렇게 넘어가는 인턴들을 보기 힘들다... ..

간호&기타 2010.12.04

가운을 내려놓다.

나는 얼마전 작은 전쟁을 치뤘다. 아무런 힘도 없는 한낱 비정규직 전공의 주제에 대형병원의 정규직 간호사와 맞서 싸우는 일은 외롭고, 고탈프고, 슬픈 일이었다. 하지만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마저 협상의 테이블에 올리려는 그들의 만행을 보고있자니 견딜 수가 없었다. 누군가는 눈치보며 적당히 타협해서 살면 그만인 문제라고 조언키도 했지만, 적어도 의사면허를 가진 의료인의 한사람으로서 '환자'를 놓고 거래하고 싶지는 않았다. 수십년을 그곳에서 뿌리내린 토착세력과 외부에서 갓 들어온 나의 전쟁은 패배가 불보듯 뻔했다. 그렇지 않아도 지옥같았던 1년차 생활은 배로 힘들어졌고, 그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나를 옥죄여왔다. 하지만 절대 지고 싶지 않았기에, 근 3일간을 뜬 눈으로 보냈다. 하지만 하루 500여건이 넘..

간호&기타 2010.12.04

Wikileaks의 Risk

http://www.bloter.net/archives/43620 ㄱ.정보공개는 민주사회로 가는 길이고, 실제로 가나와 세네갈, 나이지리아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됨. 오픈소스는 그것이 가지는 창조성으로 2010년 아이티 지진과 러시아 산불에 적용되어 위기 관리 능력을 향상시킴.(??) ㄱ-1. 이런 인터넷의 긍정적 기능은 69년 초기 인터넷 자유주의자들이 상상했던, '아무도 소유하고 통제하지도 않으면서 시민들의, 시민들에 의한, 시민들을 위한 ‘공공 영역’으로 성장하여 사회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위치'인 제 5의 영역(The Fifth Estate)로 말할 수 있다.. ㄴ. 그러나 이런 정보공개는 검열이 심한 당국(이집트, 가나, 세네갈, 케냐...)에서는 인권운동가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 ㄷ. 그..

none 2010.12.03

이런 병원 어때요?

1. 모든 환자들은 간호사들에게 존칭을 써야 한다. 2. 환자 면회는 일정 시간만 가능하며 17시 이후로는 불가능. 3. 걸어 다닐 수 있는 환자들은 의무적으로 역할들을 맡는다. ( 많이 아픈사람에게 밥 셔틀, 세탁물 배달or 분배 역할, 각 구역 청소 담당, 분리수거 ) 4. 일정 시간외에는 돌아 다닐 수 없고, 특이한 구역은 꼭 허락을 받아야 한다. 5. 담당 간호사한테 지시 불이행이나 , 불성실한 태도로 경고를 3회 이상 받을시에는 강제 귀가 조치 당한다. ( 응급 환자를 제외한 거동이 가능한 환자 ) 6. 간호사는 근무 중 독립적인 근무 공간을 보장 받는다. 7. 22시가 넘으면 모든 환자들은 강제적으로 취침에 들어가야 하며, 함부로 이동할 수 없다. 8. 22시가 넘으면 거동이 가능한 환자들은 ..

간호&기타 2010.11.01

간호3

2편이 기대되면서... 출근한 지 얼마 안된 지금 근무하는 대학병원에서 겪던 응급실의 여러 진상환자들이 떠올랐다. 그 중에 위의 만화와 비슷한 일로 여자후배에게 선물을 받은 적이 있다. 응급실 당직실에 졸며 깨며 응급환자를 보던 내과 2년차 시절, 어느 늦은 밤... 당직실 밖의 응급실에서 큰 소리로 욕소리가 들려왔다. 욕의 정도가 장난이 아니다. 고딩 때 놀던 애들이 하는 수준의 욕이 아니라, 조직생활이던 영창생활이던 경험이 상당한 고수의 욕설과 성량이다. 몇분 동안 욕설이 이어지는데 아무도 말리는 사람이 없는 것이 뻔하다. 어떤 의사나 간호사가 붙잡혀 갖은 욕설과 폭행을 당하는 것일테고, 항상 그래왔듯이 아무도 말릴 사람은 없는 상황일 것이다. 몇 분 동안 심각하게 고민했다. 내가 무슨 용가리 통뼈라..

간호&기타 2010.10.19

간호2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남편입니다. 물론 경찰도 곤란하고 또한 복잡한 일에 휘말리기 싫으니까 데려다 놓고는 나몰라라 하겠지요. 그런데 술취한 사람 그냥 데려놓고 경찰은 그냥 가버리고 그런 환자 아닌 환자들이 토해놓은 토사물 치우고 오줌싸고 똥 싸놓은 거 치우면서 일하는 간호사한테 술기운 빌어 **년이라고 상욕하고 집기 발로 차고 환자보는데 소리지르고 밀치고 멱살잡고... 이런 일이 당직설때 거의 한번씩은 겪는 일이니 그래도 정말 제대로 된 의료현장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의지로 응급의학과 선택한 남편에게 이제 와선 그냥 편한 과 하지 왜 이걸 했어... 정말 이런 말 절로 나옵니다, 의사들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솔직히 돈만 바라는 사람 같으면 이런 과 선택조차 안하는데 여기서도 피해의식 발동한 환자와 보호자..

간호&기타 2010.10.10

간호1

나 아는 동기 이야기 해줄게 참 학교 다니면서 여신소리 듣고 밥한번 먹는데 2시간걸릴정도였지 학생때도 그냥 꾸벅꾸벅 하고 그래도 실습은 A+ 성적은 개판이었어 근데 얼굴이 좀되서 인서울대학병원 ㄱㄱ 했어 한 2주 지났나 그때 나도 인서울 같이 했었으니까 난 그때 그냥 태움은 별로 없었지만 내 부실한 능력에 자괴감에 빠질때였지 그 동기는 전화하니까 새벽2시에 공원에서 울고 있었지 아마 데이가 7시에 끝나서 지금 그 시간까지 울다 멈추다를 반복했대 물어보니 차별하고 밥도 2시간동안 꼭꼭 씹어먹던 애가 10분만에 마시고 다음날 밥생각 없다고 하니까 찹과 중찹들이 조낸 갈구더래 "왜 갈구니까 밥맛떨어지냐?xx?" "왜 살빼서 누구 한번 건져보게? ㅋㅋ" 등등 엄청난 비난과 함께 하지만 지금 그녀는 그걸 견디고 ..

간호&기타 2010.10.09

태연도 알기 힘든 의료법

「태연도 알기 힘든 의료법」 - 대중들의 상식과 일치하지 않는 의료법 상의 책임 범위 인기가수 소녀시대의 멤버 태연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간호사 관련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1월 16일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주사를 맞으려고 병원에 갔다. 감기에 걸려 찾아간 병원에서 간호사가 점심시간이라 주사를 놓아주지 않았다”며 “한바탕 하고 싶었는데 소심하게 그냥 나왔다”라고 불만을 토로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의사의 오더 없이 독단적으로 주사를 놓아줄 수 없었던 간호사의 역할 범위를 제대로 알지 못했었기에 빚어진 일이다. 사실상 의료법상에서 의사와 간호사의 역할 및 책임 범위를 명확히 구분하고 있지는 않다. 그렇지만 민법 제391조와 제756조를 통해 간호사와 의사의 책임 범위를 규명해놓고..

간호&기타 2010.08.24